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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시안게임 남자 혼계영 400m _ 예선 5위에서 동메달까지, 기록 들여다보는 재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혼계영 400m. 한국이 3분 31초 97로 동메달을 땄다.

예선 기록은 3분 39초 17, 전체 5위였다. 결승에서는 7.20초를 줄였다.

결과만 보면 예선 5위였던 팀이 결승에서 분발해 동메달을 따낸 이야기인데, 선수 명단과 구간 기록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다. 예선이 끝난 뒤 결승 기록을 나름대로 예상해봤었고, 실제 결과까지 함께 비교해 보기로 하자.


예선 상위 다섯 나라의 기록은 이랬다.

예선 순위국가기록
1일본3:33.62
2중국3:36.56
3카자흐스탄3:38.65
4인도네시아3:38.97
5한국3:39.17

한국은 카자흐스탄보다 0.52초, 인도네시아보다 0.20초 늦었다. 일본과는 무려 5.55초 차이.

사실, 혼계영은 예선 기록표만 보고 결승을 예상하기가 어렵다. 예선과 결승에 출전하는 선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승 진출에 필요한 기록을 확보하면서 일부 선수의 체력을 아껴두는 운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순위 다음으로 확인한 것이 누가 뛰었느냐였다.

relay_blog_01_heats.jpg

한국의 예선 영자는 배영 윤지환, 평영 조성재, 접영 김지훈, 자유형 황선우.
이후 확인한 결승 명단은 이주호, 최동열, 양재훈, 김영범이었다. 네 명이 모두 바뀌는 구성이었다.

그러면 이 네 명이 뛰면 어느 정도 기록이 나올까. 예상에 사용한 개인전 기록은 이주호 배영 53.94초, 최동열 평영 59.46초, 양재훈 접영 51.79초, 김영범 자유형 47.65초였다. 이주호,최동열,김영범은 이번 대회 개인전 기록을, 양재훈은 올해 3월 대표 선발전 기록을 참고했다.

네 명의 기록을 더하면 3분 32초 84. 예선보다 6.33초 빠르다. 이 정도라면 예선에서 앞섰던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네 사람의 기록을 더한다고 그대로 팀 기록이 나오는 건 아니다. 비교한 경기 날짜부터 같지 않았고, 당일 컨디션도 다를 수 있다. 결승전이라고 해서 각 선수가 자신의 최고 기록만큼 똑같이 내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결승에서 어느 정도를 기대할 수 있을지 대략 예상해보는 수준의 계산이었다.

여기에 계영 특유의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소위 말하는 '받아뛰기'다.

혼계영 첫 영자인 배영 선수는 출발 신호를 듣고 출발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앞선 영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출발 동작을 준비할 수 있다. 앞선 선수가 터치하기 전에 발이 떨어지면 안 되지만, 그 전에 몸을 움직여 준비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래서 개인전보다 출발에서 유리한 조건이 생긴다.

개인전 기록을 그대로 합산한 계산에는 그 이점이 별도로 들어 있지 않았다. 같은 수준으로 헤엄친다는 전제라면, 출발 조건에 대해서는 약간 보수적인 계산이라고 볼 여지가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계산해놓고 확인한 실제 결승 기록은 다음과 같았다.

영법예선 선수 & 구간 기록결승 선수 & 구간 기록단축
배영윤지환 55.25이주호 53.921.33초
평영조성재 1:01.67최동열 58.982.69초
접영김지훈 53.55양재훈 51.581.97초
자유형황선우 48.70김영범 47.491.21초
합계3:39.173:31.977.20초

개인전 기록을 더한 3분 32초 84보다 실제 기록이 0.87초 더 빨랐다.

예상한 방향과 꽤 가까운 결과였다. 네 구간 모두 예선보다 빨라졌고,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평영이었다. 평영과 접영에서만 4.66초를 줄였다.

그렇다고 0.87초를 전부 받아뛰기의 효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날 컨디션이 얼마나 좋았는지와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어쨋든, 개인전 기록을 합산해 예상해본 결승 기록은, 이번엔 비교적 적중률이 좋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록만 계산해서는 메달 색깔까지 예상할 수 없다. 다른 나라 역시 결승을 위해 예선에 힘을 아끼고 있었으니 말이다.

중국은 한국처럼 네 명을 모두 바꿨다. 결승에는 쉬자위, 둥즈하오, 쉬팡, 판잔러가 출전했고, 예선보다 8.67초 빠른 3분 27초 89로 우승했다.

개인전 기록과 결승 명단을 봤을 때 중국의 큰 단축을 예상했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예선에서 일본보다 늦었다고 해서, 결승에서도 일본 뒤에 있을 팀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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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더 흥미로운 쪽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자유형만 마쓰모토 슈야에서 무라사 다쓰야로 바뀌었다. 배영 다케하라, 평영 오하시, 접영 미쓰나가는 예선과 결승에 모두 출전했다.

그런데도 팀 기록은 4.92초나 빨라졌다.

오하시는 평영에서 1분 00초 14를 57초 64로 줄였다. 같은 사람이 2.50초를 단축했다. 미쓰나가도 접영 51초 21에서 49초 74로, 1.47초를 줄였다. 교체하지 않은 두 구간에서만 3.97초가 줄어든 것이다.

물론 그 전부터 단서는 있었다. 오하시는 이번 대회 평영 개인전에서 이미 58초 64를 기록했다. 예선 혼계영의 1분 00초 14를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헤엄친 결과라고 봤어야 했다.

선수가 바뀌는지도 중요하지만, 같은 선수가 예선에서 자신의 개인전 기록과 얼마나 차이 나는 기록을 냈는지도 봐야 했다. 이번 일본의 결과가 그 점을 잘 보여줬다.

예선 3,4위였던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도 확인해봤다. 처음에는 두 나라 모두 결승과 비슷한 구성으로 예선을 뛴 게 아닐까 싶었는데,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네 명이 그대로였고 카자흐스탄은 자유형 한 명이 바뀌었다.

카자흐스탄은 결승에서 2.19초를 줄였다. 인도네시아는 오히려 0.11초 늦어져 예선과 거의 같은 기록이었다.

최종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더 잘 보인다.

국가예선결승결승 순위
중국3:36.563:27.891위
일본3:33.623:28.702위
한국3:39.173:31.973위
카자흐스탄3:38.653:36.464위
인도네시아3:38.973:39.086위

※ 태국이 3분 38초 84로 5위에 올랐다.


한국은 예선에서 0.52초 뒤졌던 카자흐스탄을 결승에서는 4.49초 차이로 앞섰다. 반면 일본 역시 크게 빨라져, 한국과 일본의 최종 차이는 3.27초였다.

한국이 많이 줄일 것이라는 예상은 맞았다. 중국도 많이 줄였다. 일본은 선수 교체가 적었지만 역시나 꽤 많이 줄였다.

결승이 끝나고 보니, 예선 기록을 들여다보며 했던 계산에서 어디까지 참고할 만했고 무엇을 더 봐야 했는지가 함께 남았다.

수영은 기록이 명확한 종목이다. 그래서 숫자만 보면 다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숫자를 누가 어떤 경기에서 만들었는지에 따라 읽는 방법이 달라진다.

예선이 끝나면 출전 명단을 보고, 결승에서 바뀌는 선수를 확인하고, 개인전 기록을 더해본다. 이 정도는 줄일 수 있겠는데 싶다가도, 다른 나라 명단을 보면 거기도 만만치 않다. 그러고 나서 실제 결승 기록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동메달이라는 결과도 반갑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 전 해봤던 계산을 경기 후에 다시 펼쳐보는 재미도 꽤 괜찮다.

직접 물에 들어가서 기록을 줄이는 것만 수영의 재미겠는가. 이렇게 남이 헤엄친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도 수영 보는 재미 중 하나다.

기록 출처: 대회 공식 예선 결과표 / 결승 결과표 및 영자별 구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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