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다른 운동에 비해 자세를 교정하기가 좀 까다로운 축에 속하는 운동이다.
그자리에서 즉시 교정이 가능한 보통의 운동들과는 달리, 수영을 하는 도중엔 의사 소통이 가능하지 않기에 수영을 잠시 멈추었을 때에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너 이러이러하게 잘못하고 있어...', '앞으론 이러저러하게 바꿔보도록 해..' 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한들 동작을 하는 도중에 듣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정말 그렇게 이상하게 하고 있었는지를 체감하거나 바꾸라는대로 정확히 잘 따라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물론 이런 부분들은 동영상으로 찍어보면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는데, 수영장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동영상을 촬영한다는 게 썩 쉽지만은 않다.
일단 수중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고 촬영을 너그러이 허용해주는 수영장이 그다지 많지는 않아 사람 없는 시간대를 골라 눈치를 보며 촬영하는 것도 상당히 번거롭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력(수영을 한 기간)이 늘어가면 갈 수록 저마다의 고유한 폼이 몸에 굳어지는데,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영하기 위한 정석에 가까운 폼과는 거리가 먼 자신만의 독특한 폼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대부분.
이렇게 되면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더 이상 빨라지지 않는 한계점이 금방 찾아온다.
내 또래.. 혹은 조금 어린 또래 친구들을 보면 죽어라 강습받고 번개 모임 다니고 하는데 자유형 50m 30초대 초중반, 접영 50m 30초대 중후반.
(참고로 나름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자50m는 20초대 후반, 접50m는 30초대 초반이어야 함)
그들이 기록 이야기를 할 때 나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아.. 제가 체력이 너무 딸려서 말이죠.." 라고...
그런데 이 친구들은 체력만으로 놓고 보자면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
정말 체력이 문제인 거라면 내가 그 친구들보다 빠른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즉, 체력 때문에 느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거다.
다른 이유가 있는 거지...

대회 때의 내 모습이다.
위 사진 속 내 몸을 보고 체력이나 근력이 좋아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 자유형 50m 최고 기록은 27.07, 자유형 100m은 1분 3초 42.
체력이 좋아 이 정도 기록이 나오는 게 아니다.
물론, 1.5km, 3km 같은 장거리 경기에선 체력 향상만으로 1~2분 이상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50m짜리 단거리 경기에선 어림없다. 잘해봐야 후반 35m 이후에 좀 덜 지치게 되서 1~2초 남짓 단축이 전부..
그만큼 단축한다고 해서 '쟤 수영 잘해~', '쟤 정말 빨라~' 이런 소린 꿈도 못꾼다.
잠깐 딴 이야기좀 하자면,,
아마추어(마스터즈) 수영 대회에는 단거리보다 장거리 대회에 출전하는 수영 동호인들의 수가 훨씬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체력 위주의 훈련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단거리 대회에 한 두 차례 출전해보고 기록이 그다지 좋질 않으니,
"단거리는 적성에 안맞는 것 같아.. 난 장거리 체질인가봐!!"
라며 장거리 대회로 전향하는 거다.
장거리 대회는 그나마 체력빨(?)이 먹히니까...
기술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두고 훈련한다면 단거리 대회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어 흥미도 잃지 않을수도 있을텐데...
참 아쉬운 부분이다.
수영을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기술적인 부분을 향상시켜라.
그래서 저항을 줄이고 추진 효율을 높여라.
그게 빨라지기 위한 최고의 해법이다.
체력은...
기술을 파워있게 지치지 않고 구사하기 위한 밑거름일 뿐,
체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