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잘하는 방법 - 실력 향상을 위한 바람직한 생각과 자세
제 자유형 50m 최고 기록은 27초07입니다.
저는 운동을 열심히 & 많이 하는 편이 아닙니다만 아직까지'는' 기록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보통의 아마추어(마스터즈) 수영 동호인들과 비교해 보면 분명 다른 양상입니다.
체성분 검사를 해보면 근육량은 미달이고 지방량은 많은 것으로 나옵니다. 더군다나 해가 갈 수록 나이를 점점 먹어가므로 신체 능력은 하향 곡선을 그릴 텐데 말이죠.
이런 부분들 때문인지 어떤 분들은 저를 가리켜 타고난 소질이 있다고 합니다. -_-;;;
물론 저는 절대! 절대!! 절대!!! 그렇게 생각 안하고 있구요. (진짜 소질이 있는 거면 24~5초 정도는 진작에 찍어줬어야...)
사실, 그런 말씀을 하신 그 분들도 진심이라기 보다는 띄워주기 반 & 부러움 반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운동도 별로 안하고 배만 뽈록 나온 놈이 기록은 월등히 빠르니까요.
비슷한 기록대의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받쳐주지 않은 상태인 제가 이 정도 기록을 낼 수 있는 것을 두고 저는 '기술빨' 혹은 '테크닉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제가 운동을 별로 안하는 것처럼 보일겁니다. 이렇게 운동을 게을리(?) 하는 대신 저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떤 동작을 어떻게 해야 좀 더 빨라질 수 있을지... 즉 테크닉적인 부분에 대해서 말이죠.
사실, 수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거의 테크닉 향상으로만 기록을 단축시켜왔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최근 6개월 이내의 경기 기록들이 이를 뒷받침해 주는데요. 기록이 27초 1~2 사이에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거든요. 몸 상태가 어떻든 거의 상관없이 말이죠. 만약, 제가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고 그에 힘입어 좋은 기록을 낸 것이었다면, 운동을 안하는 순간 혹은 몸 컨디션이 안좋은 날에는 기록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겠지요.
물론, 지금까지 테크닉 향상 위주로 방향을 잡아오긴 했습니다만 제가 테크닉적으로 완성도가 꽤 있는 편이냐...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제 스스로 봐도 아직도 제 자신의 자유형 테크닉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 부분만 고치면 확실히 빨라질 수 있겠다 싶은 부분이 여러 군데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때까지 앞으로도 테크닉 적인 부분 위주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제 스스로도 어느 정도가 한계일지 정말 궁금하기도 하고요.
저와 같이 동호회 활동을 하는 동료분들은 저의 이런 특성(?)을 어느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따르려고 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시구요. 하지만 아직까지 크게 빛을 본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빛을 못봤다'라는게 무슨 의미냐면요. 테크닉을 향상시켰는데도 기록이 단축되지 않는 게 아니라, 테크닉 향상 자체가 잘 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때문에 저는 이 글을 통해, 어떻게 해야 테크닉이 향상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그 어떤 내용들보다 더 자세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제 자랑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밑밥(?)들을 처음부터 쫙 깔고 시작했던 이유도, 제가 말씀드리려는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기에 잘난 체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ㅠㅠ
동작을 어떻게 하라.. 무슨 훈련을 얼마만큼 하라.. 뭐 이런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솔직히 거의 의미 없는 내용들이거든요.
대신, 테크닉 향상을 달성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과 밀접한 내용!! 즉, 평소 어떤 생각과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임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파워나 지구력은 잠시 잊어주셔도 좋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포스팅의 목적은 테크닉 향상을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리기 위함입니다. 기술적 수준이 대등한 경우라면 파워나 지구력에 따라 승부가 갈리겠지만, 일단 파워나 지구력은 테크닉이 일정 수준 갖춰진 후에 매진하세요~!
본인이 수영하는 모습을 찍어보세요.
이게 첫 단계입니다. 정말 타고난 사람이 아닌 한, '내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을거야'라는 본인의 생각과 '실제로 본인이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수영장이라는 장소의 특성 상 '촬영'이라는 게 매우 제약적이겠지만 그래도 필수입니다. 이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이후 과정들은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선수들의 동작을 많이 관찰하세요.
(접영이나 평영은 좀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자유형에 있어선 물 밖 영상보다는 물 속 영상이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엔 물 밖 영상, 특히, 시합 영상을 많이 봤었는데요. 시합 영상은 분명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동기 부여 용도로는 제격입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선 별 도움이 안됩니다. 구하기 어렵겠지만 유튜브 등을 잘 활용해서 물 속 동작을 많이 보세요. 실전에서 전력으로 수영하는 모습이든 시범을 위해 천천히 수영하는 모습이든 다 괜찮습니다.
'희망 사항'은 밑거름일 뿐입니다.
교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은 물론, 대회 출전을 어느 정도 하시는 분들은 '빨라지고 싶다'는 욕망을 누구든 가지고 있습니다. 이 욕망이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더 나아가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빨라지고 싶다는 욕망은 단지 '희망 사항'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희망 사항이 아무리 굳건하다고 한들 테크닉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진 않습니다. 희망 사항은 테크닉 향상을 위한 밑거름으로 깔아두시고, 실제 테크닉 향상에 직접적으로 관계있는 부분들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감상만 해선 안돼요.
본인의 영상을 보고.. '아~ 정말 뭐같네..'라는 탄식.
선수들의 영상을 보고.. '우와~ 진짜 예술이다..'라는 감탄.
이런 것들은 처음 한 번으로 족합니다. 감상을 한 후엔 항상! 반드시!! 내가 뭘 못하는지.. 반대로 선수들은 뭘 잘하는지.. 하나 하나 꼼꼼히 뜯어보세요.
분석이 익숙치 않은 분들의 경우,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뭘 잘하고 못하는지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수도 있는데, 우선 선수 영상과 본인의 영상을 비교하는 위주로 보면 좋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본인 몸에 익숙해진 폼으로만 수영합니다. 한 시간 동안 수영한다고 하면 그 동안 내내 같은 폼으로요. 그리고 뭔가 교정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면 '그제서야' 변화를 시도합니다.
아마추어 수영 동호인이라면 그 누구도 완벽한 폼(=테크닉)을 가진 경우는 없습니다. 선수들조차 그런데 아마추어는 당연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어진 폼대로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계속 수영한다는 것은...? (그럴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발전하지 않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죠.
저는 인터벌 훈련처럼 힘들어 죽을 것 같은 훈련을 제외하곤 항상 변화를 줘가며 수영합니다. 반드시 눈에 띄는 큰 차이만이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겉으로는 똑같아 보일 지언정 약간의 힘이나 타이밍에 차이를 줘보는 것도 변화에 해당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변화를 줘가며 온 몸의 감각을 총 동원하여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속 느끼고 생각하면서 수영하세요.
이런 형태의 접근은 말이죠.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면서, 교정할 부분을 확실히 알면서도 몸에 익어버린 습관때문에 못고치는 불상사로부터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된답니다.
교정은 불편하고 어색함의 연속입니다.
자유형에서 입수 후 앞으로 쭉 뻗은 팔이 안쪽으로 휘었다는 문제점을 찾았다고 해보죠. 내 느낌은 똑바로 뻗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이 때의 느낌은 자연스러울 겁니다. 그 상태가 자신에겐 익숙한 상태니까요.
이런 경우, 팔을 바깥쪽으로 뻗는다는 느낌으로 해야 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똑바로 뻗게 되죠. 물론 굉장히 불편하고 어색할 겁니다. 하지만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내 몸이 착각하고 있는 느낌을 완전히 버리고, 어색하고 불편한 새로운 느낌이 점차 자연스럽다고 느껴질 때 까지 말입니다.
한 두 번 불편함을 느낌 후 다시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수영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건 애초에 잘못하고 있던 폼으로 되돌아가서 수영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불편하고 어색함을 꽤 오래 느껴야 내 것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잘못한다고 지적받았던 부분을 제대로 하는지 어떤지 도통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은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수영을 할 때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면 지적받은 부분을 여전히 잘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법은 10%, 숙달이 90%
누군가로부터 조언을 받거나 영상 분석을 통해 교정할 방향을 찾았다고 합시다. 이 시점에서 쾌재를 부르거나 안도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만, 사실 이건 시작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해법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실제로 중요성으로 놓고 봐도 그러하고요. 소요되는 노력의 양과 시간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원포인트 레슨/팁>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핵심에 대한 간단한 조언을 통해 꽤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정도의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다만 조언이 쉽고 간단할 뿐 기록 향상 마저 쉽게 달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문제죠.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입구가 열린 것일 뿐, 그 출구를 찾아 무사히 빠져나오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노력에 달렸습니다.
안되는 부분만 반복하세요.
잘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해당 부분만 반복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영 동작 전체를 다 구사하며 교정하다 보면, 문제있는 부분과 아닌 부분들이 섞여 있어서 교정에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이럴 때엔 필요 없는 동작들을 하나씩 빼나가며 범위를 줄여 보세요. 교정할 부분만 집중적으로 많이 반복할 수 있어서 좋으며, 이 번 시도와 다음 번 시도 사이의 시간 간격도 줄어들어 느낌의 변화를 좀 더 수월하게 캣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잘 안되면 그대로 멈춰버리세요.
교정이 잘 안됨에도 불구하고 '아~ 잘 안되네..' 하며 일단 출발 후 레인 끝까지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삼가하세요. 대신, 안된다는 느낌이 드는 그 즉시 멈춘 후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냥 끝까지 밀어부치는 것은 잘못된 동작을 숙달시키는 것 밖에 안됩니다. 고치려는 동작을 한 번 구사 후 즉시 멈춰서 '왜 제대로 안되었는지', '어디를 어떻게 바꿔서 시도해 볼 것인지' 등을 생각 후 다시 출발합니다. 잘 안되는 채로 일단 반대편 끝까지 도착부터 하고 보겠다는 생각은 어쩌면 독일 수도 있습니다.
조언자의 아바타가 되지는 마세요.
이 부분을 이렇게 저 부분을 저렇게 하라고 조언받았을 때, '정확히 그 부분에만 신경써서' 행동하려고 하지는 마세요.
조언을 그대로 따르다 보면 다른 부분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데, 좋아지는 쪽이면 상관 없지만 보통은 안좋은 결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 뻗은 팔이 너무 아래로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을 때, 손을 띄우는 것 자체만 신경을 쓰면 안됩니다. 조언자는 당연히 지금 잘 하고 있는 다른 부분들은 그대로 유지한 채, 팔 높이에 대한 교정만을 주문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팔을 띄우려다 보면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쳐서 다리가 가라앉는다든지 몸이 덜 롤링될 수 있거든요.
조언자의 말을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기계적으로 이행한다고 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조건 팔만 수면에 가깝게 하려하기 보다는, 팔을 띄우기 위해 어깨를 더 펼 것인지, 허리를 더 젖힐 것인지, 롤링을 정도에 변화를 줘 볼 것인지 등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고 시도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시 말해, 조언 자체는 특정 부분에 관한 내용일지언정, 그 적용은 전체적인 조화가 고려되어 나름대로의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런 재해석 조차도 어느 정도 해주는 조언자의 도움을 받으면 정말 최고겠지만, 아무리 뛰어난 조언자라 한들 자신이 직접 느끼고 조종할 몸이 아니기에 한계는 분명 있겠지요. (그러고 보니, 마지막 문단의 내용과도 연관이 있네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 물잡기라는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 선수들처럼 팔꿈치를 구부리는 모양을 따라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물을 잘 잡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팔을 구부려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구부린 팔의 '어느 부분'에 '얼마만큼의 힘'을 주고 '어느 타이밍'에 '어떤 방향'으로 힘을 줘서 '어떤 궤적'을 그려야 하는지는 선수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해서 완성할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닙니다.
즉, 그러한 동작들이 나오게 될 수 밖에 없는 근본을 깨닫고 있어야 해결된다는 뜻입니다. 저는 요즘 자유형 pull의 후반부 동작을 교정중에 있습니다. 물론 팔이 어떤 궤적을 지나야 하는지는 대략 파악이 끝났기 때문에 선수들의 폼과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헌데 문제는 그렇게 따라하더라도 추진력에 도움이 되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반 년 가까이 정체중에 있고요.
결국, 교정의 시작은 모방일지언정 그 완성은 깨달음과 이해에 있다는 점. 솔직히 이런 부분들은 꽤나 어렵긴 하죠.ㅠㅠ 수영의 매력이기도 하지만요.
열쇠는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조언해 줄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입니다. 영상 분석 등의 시각적 정보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부분 역시 극히 일부죠.
온 몸의 감각 신경을 통해 수집된 어마어마한 정보들, 말이나 글 따위로는 다 형용할 수 없는 이 수많은 데이터들이 자신의 머리속으로 전달되어 판단을 내리고 몸을 움직이는 과정에 제 3자가 얼마나 깊이 관여할 수 있을까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느낌의 차이.. 감각적인 컨트롤.. 이런 것들은 결국 타인에 의해 지배를 받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나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