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훈련 레인에서 개인 훈련 시작 - 나만의 오리발 활용 훈련법
오늘부로 강습반에 핀 대회 훈련용 레인이 마련되었다. 굵직한 대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식으로 레인 하나를 빼서 훈련해오고 있는데, 이번에 마련된 훈련 레인은 다음 주 토요일 시화호에서 열리는 핀(오리발)수영 대회 연습용이다. 물론, 강습반이 총 세 개의 레인을 사용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회에 참가하지는 않지만 나는 개인적인 훈련을 위해 훈련용 레인에서 운동하기로 했다. 훈련용 레인은 장거리 뺑뺑이 위주라 강사님이 지정해주는 프로그램이 없다. 그래서 제약없이 스노클을 사용할 수 있고, 마침 핀 대회용 훈련이다보니 핀을 착용하여 교정에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우선 스노클은 호흡을 원하는만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호흡을 위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 때문에 그 외 다른 요소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오리발. 초보 때엔 오리발을 착용해보고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 '잘나가니까 좋네~', '하체 단련, 발목 유연성 향상에 도움이 되겠네~' 등등. 이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훈련을 위해 오리발을 활용하는 포인트는 좀 다르다. 오늘은 이에 대한 내용, 오리발을 훈련 시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저항 변화 감지>
오리발을 신으면 맨발일 때보다 속도가 빠르다. 당연히 물의 저항도 세다. 때문에 몸 포지션의 변화를 조금만 주어도 저항이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변화의 폭도 크게 느낄 수 있다. 맨발로 수영하며 그다지 크지 않은 저항을 받을 때엔, 저항 변화의 폭 역시 작아서 자세의 좋고 나쁨을 캣치하기 어려웠는데, 오리발을 착용하면 이 부분이 꽤 수월해지게 된다. 실제로 오늘 아침, 저항이 클 때와 적을 때의 두 경우를 모두 느꼈었는데, 뭘 어떻게 변화시켰던 것이 원인이었는지는 미처 잡아내지 못했다.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간 차이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체 중심 잡기>
오리발을 착용하면 롤링할 때 하체가 좌우로 휘는 게 잘 느껴진다. 오리발 착용은 뒷바퀴로 구동하는 트럭, 맨발 수영은 앞바퀴로 구동하는 승용차라 비유하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으려나? 눈길에서 조금만 삐끗해도 확 미끌어져버리는 트럭처럼, 뒤에서 밀어주는 힘의 역할이 클 수록 뒤쪽의 중심이 어긋났을 때 티가 잘 난다고 보면 될 듯. 앞에서 끌고갈 때엔 뒤쪽이 휘더라도 어떻게든 끌려오긴 할테니까!
여튼, 최근 교정중인 문제점 중 하나가, 몸통은 나름 중심을 잡고 롤링을 하는데 하체는 아무렇게나 휘며 질질 끌려다니믄 증상인데, 오리발 덕분에 하체가 곧게 버티고 있는지 아닌지를 쉽게 감지할 수 있어서 좋다.
<풀 감각 향상>
맨발 수영 시 풀과 킥의 추진력 비중은 7:3 혹은 8:2 정도라고 한다. 때문에 맨발 수영에선 팔을 제대로 젓든 엉망으로 젓든 팔(손)에 잡히는 물의 느낌은 꽤나 세다. 하지만 오리발을 착용하면 킥의 비중이 꽤 커지고 킥만으로도 빠른 속도가 나기 때문에, 팔을 조금만 느리게 젓는다거나 하면 추진에 전혀 도움을 못주고, 어쩔 땐 물살에 의해 팔이 자동으로 저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를 가리켜 흔히 '팔을 헛빵으로 돌린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꽤나 신속하게 팔을 저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맨발일 때에 비해 팔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는 소리. 덕분에, 팔을 꽤 빠르게 저어도 물을 뒤로 밀어내는 느낌은 맨발일때만큼 강하지 않는데, 이 상태를 유지하며 수영할 수 있다는 건 사실 행운이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맨발로 수영할 때, 자신이 수영하는 속도보다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팔을 젓는 실수를 많이들 범한다. 하지만, 오리발을 착용하면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높아지므로 필요 이상으로 팔을 빠르게 젓는 오류 역시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즉, 실제로 적절한 수준의 팔 스피드로 풀을 하는게 가능해진다는 뜻. 일단, 이 상태를 지속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에서는 팔을 젓는 스피드가 중간에 조금이라도 느려질라 치면 어김없이 물을 뒤로 미는 느낌이 사라져(=헛빵 상태가 됨)버리기 때문에, 적절한 스피드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풀을 하는 훈련이 자연스레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적정 수준보다 훨씬 빠르게 팔을 젓는 실수를 하기 쉬운 맨발 수영에선, 팔 젓는 스피드가 웬만큼 들쑥날쑥해도 잘 감지되어지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오리발 착용 시, 위와 같이 세 가지 형태의 활용을 주로 하는 것 같다. 이들의 공통점은, 빠른 속도가 보장됨으로써 가능해지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런 식의 활용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각 개인의 현재 상태를 잘 감안한다면 그 밖의 또 다른 형태의 활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