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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로는 답이 없다

우리는 직장에서 맡은 역할을 꽤나 잘 해낸다. 직장에서의 일은 다른 사람의 사업이다. 그러나 나의 일에 대해선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사업은 맡은 부분만 잘 해내면 보상이 바로 주어진다. 나의 일은 하더라도 그에 따른 결과가 즉각적이지 않다.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영원히 성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차이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남의 일'을 더 성실히 잘 수행하는 것 같다. 남의 일을 대신 해 주면 보수를 받는다. 그 보수는 내가 해 준 결과물을 가지고 사업주가 창출한 가치 중 일부다. 사업주는 나에게 지급할 보수보다 더 많이 벌어내야만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내가 100만원어치 일을 해 주었다면 사업주는 200만원을 벌어야 나에게 보수를 줄 수 있다. 사업주..

생각 정리 2023.05.01

'참을 만해서'는 사실 채찍이다

책 48p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바뀌지 않는 자, 결심을 실천하지 않는 자의 뼈를 때리는 얘기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를 주기로 마음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천이라는 더 큰 고통을 감수하며 사느니,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대로 안주하며 게으름을 피우는 게 더 낫다고 많은 사람들이 판단한다. 책에서는 이 상태를 가리켜 '참을 만하다' 라고 표현했다. 결심은 공짜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결심하기, 실천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볼 때 들게되는 자괴감 극복하기, 현실 안주라는 선택에 대해 합리화하기 등 결심과 관련된 다양한 것에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때문에, 참을 만해서 실천하지 않을 것이면서 결심을 계속하는 것은 낭비다..

생각 정리 2023.04.27

매국이 국익입니까?

'매국이 국익입니까?' 나는 이런 식의 문구가 싫다. 현 정권이 추진중인 정책이나 태도를 비판하려는 목적의 현수막이다. 그래서 현 정권의 행동을 '매국'이라고 단정하였다. 물론 이 단정은 거짓이 아니어야 한다. 그래야 '매국이 국익이냐?'는 질문을 통해 비판하는게 말이 된다. 그 단정이 '참'이라고 어느 한 쪽은 주장하겠지만, 다른 한 쪽은 '거짓'이라고 할 것이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우선 판가름이 나야 한다. 그래서 '매국' 맞다고 빼도 박도 못하게 까발려져야 한다. 하지만 '저건 매국이야' 라는 단정만 가지고 '그러니까 쟤네들 행동은 잘못되었어' 라고 현수막은 말하고 있다. 매우 큰 오류다. 저런 문구를 본 사람들 상당수는 '매국'이라는 단어를 보는 것만으로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부정적 감정을 무..

생각 정리 2023.04.20

[옛날 블로그 파보기] <제목없음> - 2013년 5월 7일

2013년 5월 7일 오후 12:37에 게시했던 글이다. 무려 10년 전이다. 이해하기 쉽게 살짝 다듬어 올려본다. -- 하면 할 수록 점점 느끼는 부분인데, 소프트웨어 개발은 수많은 요소들이 얽혀있는 매우 복잡한 프로세스라는 생각이 든다. 개발의 각 요소들은 일정한 기준에 의해 나뉘어 담당자들에게 분배된다. 나누는 기준은 다양한데, 그 어떤 기준도 완벽하진 않다. 게임 개발을 예를 들어, 장면 단위(프로필 화면, 게임 인트로 화면, 인앱 구매 화면 등)로 업무를 분배하게 되면 기능 단위로 정의될 수 있는 영역은 특정 장면에 포함시킬 수 없다. (기능 단위 : 암호화 기능, 통신 기능, 화면 켜짐/꺼짐 기능 등) 그래서 분배가 애매해진다. 테스트 담당자 입장에서는 실행에 이상 유/무나 테스트 완료/진행/..

<날아간 비용>에 대한 태도, 정말 오류 맞어?

책을 읽다가 가져와 본 내용이다. 사람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비교 예시다. 공연을 보려고 20달러짜리 티켓을 구매했다. 그런데 공연장 입장 직전 티켓을 잃어버렸다. 20달러를 주고 다시 구매하는 경우와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5:5 정도로 나뉜다. 그런데 티켓이 아닌 현금을 잃어버린 경우라면 결과가 달라진다. 무려 88퍼센트의 사람들이 20달러를 주고 티켓을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티켓이든 현금이든 같은 20달러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판단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그 답이 책에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답을 보기 전에 스스로 생각부터 해보려고 한다. 잃어버린 액수는 20달러로 동일하다. 하지만 가치의 형태는 다르다. 티켓 분실은 20달러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티켓으론 20달러 어치 다른 가치를 구매..

생각 정리 2023.04.15

저지른 자와 욕먹는 자 (feat. 미세먼지)

https://youtu.be/68kwVzNXxCI https://youtu.be/Qy4ZExowuF4 이 유튜브 영상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려있다. 내용 자체는 다양하고 제각각이다. 하지만 미세먼지 이슈에 대한 입장은 하나로 모아진다. 그 입장을 뒷받침하는 공통된 논리가 있다. 문제는 이 논리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오류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이 영상을 만든 제작자에게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잘 전달되지 못했다. 이 글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그 오류 때문이다. 제작자가 오류에 빠져 있던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그 오류에 빠져 있었고, 제작자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게 메시지 전달이 실패한 이유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한마..

생각 정리 2023.04.14

230403-09 주간 일상

4/4 화요일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아 병원 한 번 더 방문했다. 받아온 약은 매우 성실하게 잘 복용함 ㅋ 감기 때문에 며칠 못탔던 자전거는 실내 라이딩이라도 가볍게 타 줍니다. 4/6 목요일 물왕저수지까지 야간 라이딩을 다녀왔습니다. 평일 야간 라이딩 치고 꽤 멀리까지 갔었네요. 원래 평일엔 집 근처에서 주로 탑니다. 4/8 토요일 연수구청장배 줄넘기대회. 큰 애가 7살이던 2019년에 왔었으니 4년 만의 방문입니다. 4/9 일요일 이번 주말 라이딩은 영종도입니다. 중간쯤 되는 왕산해수욕장 입구에서 보급 한 번 해 주고요. 무의도 끄트머리까지 찍고 되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즐겁게, 그리고 열심히 라이딩 하고 왔습니다.

일상 이야기 2023.04.13

오래된 블로그 발견

구글 검색창에 대왕날치를 검색해보면 유튜브 채널, SNS, 블로그 등 여러 컨텐츠들이 나온다. 그 중 블로그는 여기저기 가입해 몇 달씩 글을 쓰다가 그대로 내버려뒀던게 몇 개 된다. 정리좀 해야겠다 싶어 들어가 보았다. 2015년 전후로 한참 글을 썼던 흔적이 보인다. 제목들이 하나같이 익숙한 스타일이다. 요즘 주로 집중하고 있는 '내적인 글쓰기'를 당시에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적인 글쓰기'란 머리속에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다. 글 제목을 보니 내가 썼던 글이 맞다. 대충 무슨 내용인지 짐작도 간다. 내가 이런 류의 글을 썼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갑자기 깨닫게 되니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전부 비공개 처리로 돌렸고, 하나씩 차근차근 읽어볼 예정이다. 과..

일상 이야기 2023.04.10

전해 들은 바를 일단 믿고 보는 건 인간의 본능

인간은 전해 들은 내용을 일단 믿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내용을 듣고 믿을만하다고 판단이 되면 믿어야 하는데, 순서가 반대라는 것이다. 일단 믿고, 맞는지는 나중에 판단하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애당초 지각을 위해 사용되던 기제로부터 신념이 진화했기 때문" 이라고 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나온 표현인데, 너무 추상적이어서 바로 이해되지는 않는다. 어렵겠지만 쉬운 말로 풀어보려고 한다. 아주 오래 전, 인류 탄생의 초기에 가깝게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 시기에는 눈, 귀 등 감각기관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직접 겪은 내용들 뿐이었다. 직접 겪었으니 당연히 믿을 수 있었다. 아니 믿어야만 했다. 그것 말고 더 확실한 믿을 거리는 없었을 것이니까. 머리속으로 추정하거나 예상한 내용을 믿었다..

생각 정리 2023.04.09

누군가의 실무가 누군가에겐 관리

실무를 알아야 관리를 할 수 있다. 모르면 실무부터 해라. 적어도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은 알아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주로 듣게되는 반박 두 가지. "큰 일(사업) 하는 사람 중, 실무 아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 정도로 알고 있으라는 것은 실무자 하라는 얘기 아닌가?" 쉽게 말해, '이건희 회장이 사옥 청소 절차 따위를 알아야 하겠냐, 알고는 있겠냐'는 얘기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주로 드는 생각 : '이 친구는 관리자 될라면 멀었구나. 실무좀 충분히 더 해야겠네.' 이렇게 착각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정리해본다. 관리도 능력이 뒷받침되야 할 수 있다. 관리는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관리다. 결정 사항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 '지시'라는 단계가..

생각 정리 202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