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천 수영대회 - 자유형 100m, 기록 보다 더 값진 소득
이번 부천 대회에서는 자유형 50m/100m 모두 기록 단축에는 실패하였다.
하지만,
자유형 50m 에서는 페이스 조절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무조건 빠르게만 움직인다고 기록이 잘 나오는 건 아니다' 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자유형 100m 경기에서는 어땠을까?
사실, 대진표가 나왔을 때부터 바로 옆레인에 최고 기록이 1분 1초대의 고수가 배정되어 걱정을 좀 했었다. 경기를 하면서 내가 더 빨리 도착했다는 건 알았지만, 전광판에 찍힌 기록을 보고 굉장히 실망했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경기에서 이겼으니 기록도 잘 나왔을 거라 기대했건만, 개인 최고 기록에서 1초나 뒤로 밀렸기 때문이었다.
물 밖으로 나와 동료에게 물어보니 50m 턴을 31초애 했다더라. 헐... 그럼 그렇지... 이번에도 초반에 너무 늦게 갔구나... ㅠㅠ
사실은 이랬다. 옆에 분이 굉장한 강자다보니 의식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는데,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옆을 보니 내가 조금씩 거리를 벌려나가고 있더라. 그걸 보고 '아.. 내가 너무 빨리 가는구나.. 이렇게 가면 퍼질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사알짝 페이스를 늦췄던 것인데... 근데 그건 나의 판단 미스였던 것.
옆레인을 의식하지 않고 내 페이스를 고수했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촬영한 영상을 처음 본 순간, 초반에 너무 늦게 갔던 실수의 아쉬움 따위는 바로 잊을 수 있었다.
딱 보는 순간 든 느낌은..
와.. 풀이 길어 졌구나..
였다. 동일한 기록의 예전 모습에 비해, 피치가 확실히 느려졌다는 것, 다시 말해, 한 스트록 당 진행 거리가 길어졌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는 테크닉적인 측면에 향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수치상으로 확인도 해 볼 겸, 최근 뛴 자유형 100m 경기에서의 15m - 50m 구간의 피치수를 세어보았다.
2014 부천
- 1분 3초 42 (31.13 + 32.29) : 32개 + 34개
2015 케이워터
- 1분 3초 32 (? + ?) : 35개 + 36개
2015 부천
- 1분 2초 21 (29.70 + 32.51) : 33개 + 35개
2016 부천
- 1분 3초 39 (31.17 + 32.22) : 30개 + 32개
확실히, 이번 대회 때 피치수가 줄어든 게 맞다.
뿐만 아니라 자세도 좋아졌다. 최근 몇 년 간 내 자유형 영상을 볼 때마다 불만이었던
가슴을 펴지 않고 웅크린 채
롤링 없이 좌우 팔만 휘젓는 모습
이게 상당히 많이 사라져 있었다. 물론, 정말 잘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하겠지만, 그동안 상체쪽 자세에 관해 직접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아왔음에도 이 정도 변화라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여튼, 기록은 그대로지만 피치수가 줄어들고 자세도 나아졌다는 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임이 분명하다.
아무 것도 안했는데 저절로 나아진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요, 노력해 온 부분들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1년 간,
어떤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신경써왔는지
쭉 한 번 훑어보았다.
/posts/176
6비트 킥을 3+3 박자에서 6짜리 통짜(?) 박자로 바꾸는 시도.
/posts/194
킥과 풀의 콤비를 잘 구사하기 위한 노력.
/posts/231
글라이딩을 길게 하는 버릇을 없애기.
https://instagram.com/p/BJRcndygsak/
멘토에 비해 내가 글라이딩을 훨씬 더 오래 하면서도 피치수가 많은 것을 보고, 스트로크 하는 궤적이나 강도 타이밍 등에 변화를 다양하게 줘가며 좀더 물을 잘 잡기 위해 고민하기.
등등...
사실, 이런 시도들은 실제로 하면서도 효과가 있는지 어떤지 잘 느껴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서 영상을 통해 확인하게 되니, 무의미한 시도는 아니었구나.. 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같은 아마추어들에게 있어, '완벽한 테크닉적 경지'는 평생을 해도 그 끝에 다다를 수 없다. 연구하고 개선하는 과정은 평생 반복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거나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 역시 매우 낮다.
그렇기에, 이런 테크닉적 요소들이야말로 유체 속에서 하는 수영이라는 운동의 '진짜 재미 요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