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들 착용 수영과 맨손 수영의 차이
(다른 영법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단 자유형 기준으로 설명한다.
본인은 강습반에서 자유형이 빠른 편에 속하는데, 특히 pull 동작이 좋은 편이라, 한 번 저을 때 많은 거리를 갈 수 있는 것이 빠르게 수영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된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패들 착용하는 날엔 얘기가 좀 달라진다. 다른 멤버들과의 격차를 맨손으로 수영할 때만큼의 수준으로 벌리지 못하는 것.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 50m 단거리 : 패들을 끼든 맨손이든 내가 가장 빠름
- 200m 중거리 : 맨손은 여전히 1등이지만, 패들을 끼면 나와 비슷하신 분들이 두 세 분 있다.
- 500m 이상 장거리 : 맨손일 땐 위의 두 세 분들과 비슷한 기록. 하지만, 패들을 끼면 오히려 이분들보다 느리다.
이런 상황을 토대로 유추할 수 있는 점이 두 가지 있다.
우선 하나. 장거리에 취약한다는 점을 통해, 위의 두 세 분들에 비해 나의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 (이건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아님)
그리고 다른 하나. 내가 남들보다 패들 착용으로 얻게 되는 추가 이득이 적다는 것.
이득이 적다라!? 이건 내가 패들을 잘 다루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맨손일 때의 추진 효율이 남들보다 좋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게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
일반인들이 pull 동작을 할 때 실수하기 쉬운 점들 중 하나는 <손바닥 혹은 손 끝 위주로만 추진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패들을 착용하게 되면 추진에 사용하는 면적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 그만큼 수영 속도 향상 폭도 크게 된다. 즉, '엄청 잘나간다~' 라고 느껴진다는 것.
반면, 테크닉이 좋은 경우, 즉, 손 뿐만 아니라 팔 전체를 사용하여 추진력을 발생하는 경우, 패들을 착용하더라도 추진 면적의 증가율이 그다지 크지 않으며, 속도 향상의 폭 역시 크지 않다.
실제로 pull 동작이 좋은 편인 나의 경우를 봐도, 패들 착용 시의 속도와 맨손일 때의 속도 차가 크지 않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추진 면적이 커진 만큼 빨라져야 하는 것은 이론상 맞지만, 늘어나 추진면은 문제없이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힘(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헛점 때문에 실질적인 속도 향상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문제도 얽혀 있기까지 하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패들은 유독 빛을 못보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여튼 정리하면, 요지는 다음과 같다.
pull 테크닉이 좋을 수록, 패들 착용을 통해 이득을 보는 정도가 적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의 가지를 뻗어 나아가보면 다음과 같은 다양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패들을 착용하면 손쪽에 저항이 걸리는 느낌이 더욱 가중되어, 팔 전체를 활용한 pull 동작의 감각을 익히는 데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맨손으로 pull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면, 패들을 끼고 연습하는 것이 교정에 독이 될 수도 있다.
- 고수들은 팔 전체를 활용한 pull을 하기 때문에 체력을 온전히 쏟아부을만큼 충분한 면적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패들을 안끼더라도 패들을 사용한 일반인보다 빠르다.
- 아무리 힘을 세게 주고 빠르게 저어도 팔이 헛돌기만 해서 힘을 제대로 소모할 수가 없다면 패들에 의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패들은 팔을 덜 헛돌도록 보완해주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 힘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면 패들 착용하여 파워 훈련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 향상시킨 파워를 맨손으로도 잘 소비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 되었을 때라야 유효한 전략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