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면 다양한 생각을 떠올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때 이후 산책을 많이 하진 못했지만, 오늘 아침 산책을 하던 중 관련된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샤워할 때 발산적 사고(몽상)가 잘 되는구나 라고. 물론, 오늘 완전히 처음 떠오른 생각은 아니다. '산책', '발산적 사고' 등의 개념을 글로 정리했던 이후부터, 점차 조금씩 깨닫기 시작해왔던 것 같다.
샤워를 할 땐 평소와 달리 온갖 생각들이 팡 터지듯 떠오른다. 그 중 상당수가 '오 맞아 그렇지!' 라며, 생각들의 조합이 아름답게 완성되기도 한다. 재밌는 건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금새 잊혀진다는 것. 샤워 중 떠오른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 키워드 몇 개를 중얼거려 보기도 하지만 금새 다른 생각에 묻혀버리고 만다.
어째서 샤워할 때 새로운 생각들이 잘 떠오르는 걸까? 전문 지식이 있는게 아니라서 과학적 추론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황을 바탕으로 추정은 가능하다.
깨어있는 어느 순간보다 샤워를 할 때 정신을 가장 덜 빼앗기기 때문인 것 같다. 스마트폰 등 정신 팔릴 행동을 하는게 불가능한 순간이다. 머리 감기나 거품을 바르기 등 샤워 행위 자체도 거의 무의식적으로 해서 머리는 거의 쉬다시피 해도 된다. 좀전에 머리를 감았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도 꽤 있을 정도면 말 다한거 아닌가?
산책도 그 정도의 여유까진 안된다. 깊은 산속에서 혼자 산책하는 게 아닌 한, 주변 상황을 어느 정도는 살펴야 한다.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사람,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 등이 나 자신만의 생각의 흐름에 언제든지 끼어들 수도 있다. 확실히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오늘 이른 아침 산책은 평소보다 훨씬 집중하기 좋았다. 그랬기에 그 때 떠올린 생각을 이렇게 글로 쓰고 있는 거겠지.
남들도 나와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샤워 시간이 나한테는 매우 귀한 시간이 확실하다.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메모를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잘 캣치하느냐가 고민이라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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