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 기록과 실력
- 기록 : 정해진 거리를 수영하는데 걸리는 '시간'
- 실력 : 수영을 얼마나 '잘' 하는지의 여부
사실, 실력이 뛰어나면 기록도 잘 나온다. 그래서 기록이 곧 실력이요, 실력이 곧 기록 아니겠느냐.. 라는 것이 보편적인 관점이다.
그렇다면 관점을 조금 바꿔 이렇게 질문해보자.
같은 기록이라면 같은 실력이라고도 볼 수 있을까?
거의 맞는 이야기지만, 항상 그렇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런 케이스가 있다.
3~4년 전까지 자유형 50m 31초대 기록이 나오던 분이 있는데, 얼마 전에 보니 35초대가 나오더라.
왜 그랬을까? ㅠㅠ
이유를 물으면 누구나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운동을 안해서' 라고.
그런데, 운동을 안하는데도 꾸준히 31초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기록이야 당연히 더 줄여지겠지만, 본인이 절대 운동을 하질 않으니 최고 기록은 전자와 동일한 31초다.
전자와 후자.
최고 기록은 동일하다.
하지만 누구에게 물어봐도 실력은 후자가 뛰어나다고 이야기한다. 분명, 최고 기록은 동일한데 말이다.
현 시점 기록을 기준삼아 비교(31 vs 35)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 모두 동일한 최고기록이 나오던 과거 시점을 기준삼아 비교해봐도,
후자가 더 수영을 잘한다고 다들 이야기한다.
이 점이 이 글의 핵심이다.
같은 기록.
하지만, 다른 실력.
운동량을 투자해서 얻어낸 기록이냐 아니냐의 차이 때문이다.
그렇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실력'이라는 것.
그것은 '운동량에 의한 기록 향상'을 배제한 부분을 의미한다.
운동을 쉬고 며칠만 지나도 즉시 후퇴해버리는 기록.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의 공인 기록이라는 점엔 변함이 없지만, 그것이 '진짜 내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일시적'으로 향상시켜 놓은 기록이기 때문이다. 참 애매한 문제다.
(취미로 수영을 하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전업 선수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음)
기록 그 자체를 직접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지양하자. 기록이 목적이 되어버리면, 당장 눈앞의 기록 달성을 위해 운동량에 집중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향상시킨 기록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게 된다. 취미로 하는 수영이기에, 잠시 흥미가 떨어지거나 생업이 바빠 운동을 게을리 하게 되면, 그 즉시 기록은 후퇴한다. 이것을 과연 진짜 '실력' 이라고 볼 수 있을까?
기록 대신, 실력을 추구하자. 자연스레 기술적인 향상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기록 향상은 자연스럽게 동반되며, 그렇게 작성한 기록은 큰 노력 없이도 꽤 오래도록 내 것으로 남아 있게 된다. 이게 진짜 실력이다.
기록 vs 실력
어느 쪽에 집중할 것인가?
선택은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