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잘하는 법 - 디테일에만 신경을 쓸 것인가?
모 동호회에서 글을 읽다가,
"그래 바로 이거야!!"
싶은 생각이 드는 내용을 보았다.
뭐냐면,
수영을 주제로 토론하기 좋아하는 분들이,
플립턴을 할 때 팔의 모양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갑을론박을 하는 글이었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몸을 뒤집는 순간 세수하는 모습처럼 손바닥을 얼굴쪽으로 모으는 것과 관련해..(아래 움짤 참고)
턴을 할 때 손을 모으는 게 맞네 아니네...
뭐 그런 내용이더라.
(대충 본거라 정확치 않을수도 있는데, 정확한지가 중요한 건 아님 ㅋ)
그 모습을 보고 든 생각.
'왜 그런 세세한 것에 집착하지?'
였다.
그런 작은 것들이 하나 둘 모여 고수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는데,
세세한 내용에도 신경을 쓸 게 있고 아닐 게 있다.
자.. 보자.
선수 A와 B가 있다.
플립턴 시, A는 세수하는 자세를 하고 B는 하지 않는다고 하자. 그리고 A가 턴을 조금 더 잘 한다고 가정하자.
A가 턴을 잘하므로, 플립턴을 잘하려면 A처럼 세수하는 자세를 반드시 익혀야 한다.... 라는 주장. 신뢰할 만 한 것일까?
답은 '아니오'다.
이유는 간단하다.
A가 플립턴을 할 때 세수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어떨지 생각해보면 된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세수하는 자세를 하지 않더라도 A는 여전히 우리들보다 월등히 빠르고 잘 할 것이다.
세수하는 자세.
이것은 A를 비롯하여 그런 식으로 턴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일 뿐이지, 턴을 잘하기 위한 절대적인 요건은 아니라는 소리다.
대신, 좀 더 큰 부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A나 B를 비롯해 나보다 잘하는 모든 이들과 나 사이에 공통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런 내용들 말이다.
이를테면,
- 턴 직후 벽을 찰 때 정확한 지점을 딛고 힘을 주더라,
- 벽을 차고 나올 때 스트림라인이 잘 유지되더라,
등등...
잘하는 사람들 백이면 백 다 그렇게 하는..그런 내용이야말로 진짜인 것이다.
턴하는 경우를 예로 든 것이지만, 이 밖에 비슷한 예로 또 뭐가 있을까?
- 선수 A가 장거리에서는 몇 비트 킥을 차더라. 그러니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혹은 그게 진리다.
- 선수 B가 팔 입수 각도를 어떻게 하고 당길 땐 어떤 궤적을 그리더라. 그러니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혹은 그게 진리다.
- 선수 C가 손발 타이밍을 어떻게 맞추더라. 그러니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혹은 그게 진리다.
이런 것들...
그것이 각 개인의 특성일 뿐인지..
아님, 나에 비해 고수들이 공통적으로 잘하고 있는 부분인지..
확실히 분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만의 특성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말 그대로 특성에 지나지 않는다. 설령 도움이 된다 해도, 그 정도가 미비하거나, 상당히 높은 레벨에 다다랐을 때에나 유효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런 내용들을 '디테일'이라고 부른다.
이런 디테일에 집착하고 그걸 주제로 왈가왈부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재미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재미를 느끼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의 정도'라는 척도로 봤을 땐 그다지 쓸모가 없다.
소위 말하는 '입수영'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놓는 휘황찬란한 용어와 디테일들.
부분적으로 맞는 내용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현실적인 도움의 정도가 미약하거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 뿐이다. 그들이 거론하는 대부분의 내용들이 디테일이기 때문이고, 단지 개인의 특성/스타일에 지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진심으로 이점이 염려스럽다. 초심자들이 이런 디테일의 마법에 빠져들지 않아야 할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