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식 정리 정돈
로지텍 K380s 맥에서 커맨드와 옵션이 뒤바뀔 때 _ fn + O(알파벳 대문자) 3초 누르기
며칠 전 겪었던 일입니다.
로지텍 K380s를 맥북 프로(macOS 26.5)에 붙여놓고 쓰는데, 복사하기(cmd + c)가 안 먹습니다. 스페이스바 바로 왼쪽의 cmd ⌘ 키로는 아무 반응이 없고, 거기서 한 칸 더 왼쪽에 붙은 opt ⌥ 키 + c를 눌렀더니 복사가 되네요. 잘라내기도 붙여넣기도 창 닫기도 전부 그렇습니다. 커맨드와 옵션이 서로 바뀌어 있는 상황.
로지텍 K380s를 맥북 프로(macOS 26.5)에 붙여놓고 쓰는데, 복사하기(cmd + c)가 안 먹습니다. 스페이스바 바로 왼쪽의 cmd ⌘ 키로는 아무 반응이 없고, 거기서 한 칸 더 왼쪽에 붙은 opt ⌥ 키 + c를 눌렀더니 복사가 되네요. 잘라내기도 붙여넣기도 창 닫기도 전부 그렇습니다. 커맨드와 옵션이 서로 바뀌어 있는 상황.

사진에 보이는 게 제 키보드 실물입니다. 이 두 키에는 각인이 두 벌 찍혀 있는데요. 세로 구분선을 사이에 두고 왼쪽이 맥용, 오른쪽이 윈도우용입니다. fn 옆 키는 왼쪽이 opt ⌥, 오른쪽이 start ◉이고, 그 옆 키는 왼쪽이 cmd ⌘, 오른쪽이 alt입니다. 맥용 각인만 이어 읽으면 fn, opt, cmd고 윈도우용만 이어 읽으면 fn, start, alt입니다. 한 키가 두 배열을 겸하도록 자리를 맞춰놓은 겁니다.

여기서 하나 차이점이 있습니다. Logi Options+ 앱에 그려진 키보드 그림은 구분선이 가로라, 위가 윈도우용이고 아래가 맥용입니다. 로지텍 문서도 위아래로 설명하고 있고요. 같은 회사 물건인데 실물 각인과 앱 그림의 구분 방향이 다릅니다. 어느 쪽이든 "한 키에 두 벌"이라는 사실은 같지만, 문서를 보고 실물을 찾으면 한 번 헷갈리게 되어 있네요.
일단 소프트웨어부터 의심하고 Logi Options+를 열었습니다. 키보드를 고르고 커스터마이즈 항목을 하나하나 열어봤는데, 커맨드나 옵션처럼 조합에 쓰는 키(모디파이어라고 부릅니다)를 바꾸는 메뉴가 없네요.
"아니 이걸 바꾸는 데가 없다고?"
있을 법한 자리를 몇 번이나 들어가 봤는데도 없어서, 이쯤 되면 제가 못 찾는 게 아니라 원래 없는 거겠거니 싶더군요;;;
한참 헤매다 AI에 물어봤습니다. Logi Options+ 문제가 아니라 키보드 자체가 "윈도우용 배열"로 잡혀 있는 거고, fn과 영문 O(대문자)를 3초 누르면 "맥용 배열"로 전환 된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그대로 믿기엔 좀 허무해서 로지텍 공식 문서를 찾아 대조해봤는데, 조합도 누르는 시간도 그대로였습니다.
https://support.logi.com/hc/ko/articles/16170851777047-Getting-Started-Pebble-Keys-2-K380s

순서는 이렇습니다. 이 키보드는 기기를 세 대까지 물려두고 Easy-Switch 키로 골라 쓰는 방식이고, 키보드 맨 윗줄 1, 2, 3번이 그 키입니다. "배열 변경"은 지금 선택돼 있는 번호의 키보드(1,2,3 중 하나)에만 반영되니까, 우선 증상이 나는 기기가 붙은 번호부터 골라둡니다. 사진처럼 저는 맥북 프로가 1번이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fn을 누른 채 영문 O를 누르고 3초를 셉니다. 숫자 0이 아니라 알파벳 대문자 O입니다. 손을 떼고 cmd ⌘ + c 키 눌렀을 때 내용이 클립보드에 복사가 되면 바뀐 겁니다.
맥까지 포함해 네 가지 조합을 정리해봅니다. 전부 3초 길게 누르기입니다.
맥은 fn + O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fn + I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는 fn + P
크롬은 fn + C
왜 윈도우 배열로 잡혀 있었는지는 위 사진에 답이 있네요. 1번 항목 아래에 "Bolt 수신기"라고 적혀 있습니다. 로지텍 문서를 보면 블루투스로 붙었을 때는 키보드가 상대 기기의 운영체제를 알아서 감지하는데, Bolt 수신기로 붙었거나 감지에 실패한 경우에는 수동으로 골라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같은 사진 2번 항목을 보면 블루투스로 붙여둔 맥이 하나 더 있는데, 그쪽은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같은 키보드, 같은 맥OS 였지만 연결 방식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죠. 자동 감지가 빗나간 게 아니었습니다. 수신기로 붙이면 원래 한 번은 손으로 골라줘야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opt 각인 키가 커맨드로 동작하는 걸까요. 여기서 하나 알고 가야 할 게 있습니다. 키보드가 컴퓨터로 보내는 건 글자가 아니라 번호거든요. '키코드'라고 부르는데, USB 규격에 어느 키가 몇 번인지 다 정해져 있습니다. 스페이스바 왼쪽 키들만 뽑아보면 이렇습니다.
왼쪽 Ctrl은 224번
왼쪽 Shift는 225번
왼쪽 Alt는 226번
왼쪽 GUI는 227번
규격 문서에는 0xE0부터 0xE3까지 16진수로 적혀 있는데, 십진수로 바꾸면 위와 같이 224번부터 나란히 이어집니다.
마지막 227번이 이 글의 주인공입니다. 이름이 윈도우 키도 아니고 커맨드 키도 아니고 "GUI"입니다. 규격 표의 각주를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윈도잉 환경 키, 예: 마이크로소프트 Left Win 키, Mac Left Apple 키, Sun Left Meta 키"
세 회사 키를 한 줄에 나란히 적어뒀습니다. 227번은 처음부터 여럿이 나눠 쓰라고 만든 자리입니다. 애플 개발자 문서도 227번을 "키보드 왼쪽 커맨드 키의 키 코드"라고 못박아 두었고요.

이제 제 키보드로 돌아와봅니다. 윈도우 배열로 잡혀 있으니 opt / start 각인 키는 227번(윈도우에서 '시작/윈도우' 키에 해당)을 내보냅니다. 그 번호를 받은 맥은 커맨드로 알아듣습니다. 대신 그 옆 cmd / alt 각인 키는 226(윈도우에서 alt에 해당)번을 내보내고, 맥은 그걸 옵션으로 알아듣고요.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227번 하나를 윈도우와 맥이 같이 쓰는 거라면, 애초에 하나의 키에 cmd / start 키 (227번)를 통합시켜 두면 될 일 아닌지 말이죠.
다 이유가 있더군요. 1984년 최초 매킨토시 키보드는 스페이스바 바로 왼쪽이 커맨드였습니다. 그때는 컨트롤 키가 아예 없었고요. IBM 쪽은 1985년 인핸스드 키보드에서 스페이스바 양옆을 Ctrl과 Alt로 채워놓았습니다. 윈도우 키는 그로부터 9년이나 지난 1994년, 마이크로소프트 내추럴 키보드에 처음 붙었습니다. 아랫줄이 이미 다 찬 뒤였고, 남은 자리인 Ctrl과 Alt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지요.
규격 표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101키 자판의 키 번호를 적어둔 열이 있는데, Ctrl이 58번, Alt가 60번, 스페이스바가 61번입니다. 그런데 GUI 키만 127번이에요. 자판 번호가 다 매겨진 뒤에 뒤늦게 덧붙은 키라는 게 숫자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지금 스페이스바 왼쪽 순서가 이렇게 굳었습니다.
윈도우는
Ctrl / 윈도우 키 / Alt / 스페이스바
Ctrl / 윈도우 키 / Alt / 스페이스바
맥은
Control / 옵션 / 커맨드 / 스페이스바
번호로 바꿔 읽으면 윈도우는 224, 227, 226이고 맥은 224, 226, 227입니다. 뒤 두 개가 정확히 뒤집혀 있습니다. 40년 전에 각자 편한 대로 잡아둔 자리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죠.
그러니 두 OS를 함께 쓰는 키보드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윈도우 순서로 고정하면 맥에서 커맨드와 옵션이 뒤집히고, 맥 순서로 고정하면 윈도우에서 Alt와 윈도우 키가 뒤집힙니다.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킬 방법이 없습니다.
로지텍은 고정하지 않는 쪽을 골랐습니다. K380 공식 안내문에 "선택된 기기에 맞춰 키를 자동으로 리매핑한다"고 적혀 있는데, 같은 물리 키가 맥에 붙으면 227번을 내고 윈도우에 붙으면 226번을 내는 식입니다. 각인이 두 벌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키 하나가 번호 두 개를 오가니 이름도 두 개를 적어둘 수밖에 없지요.
고장난 키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을 키보드가 알아서 하는 구조라, 판단이 어긋나면 오늘처럼 두 키가 통째로 뒤집힙니다.
곁가지로 두 가지. 첫째, fn + O를 눌러도 키캡 각인은 당연히 그대로입니다. 동작만 바뀌지 인쇄가 바뀔 리는 없지요 ㅎㅎ
둘째, 맥 설정에서 두 키의 역할을 서로 맞바꿔놓는 우회법도 있습니다. 증상은 사라지지만 키보드는 여전히 자기를 윈도우용으로 알고 있는 상태라, 저는 쓰지 않았습니다.
Logi Options+를 아무리 뒤져도 안 나올 만했습니다. 애초에 그 앱이 들고 있는 설정이 아니라 키보드가 기억하고 있는 값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