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 v14Lite (HW3) 국내 배포 소식을 보며 든 생각
2~3주 전, 미국에 HW3용 FSD v14 Lite가 배포되기 시작했다.
한국 사람들은 "우와, 우리도 머지않았다"며 들떴다.
그 "우와"는 단순히 '배포'가 아니라 '실사용'까지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의문이 들었다.
'배포를 받는다고, 실사용까지 된다는 보장이 있나?'
그 의문엔 근거가 있었다.
v14 Lite 직전 버전은 v12다.
한국 HW3에 v14 Lite를 배포한다는 건, 이전 버전인 v12가 깔려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미국은 v12 깔린 HW3로 이미 FSD를 잘 누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 HW3도, 적어도 HW4가 FSD를 쓰게 된 25년 11월부터는 같이 누렸어야 한다.
그런데 못 누렸다?
그래서 이렇게 결론 냈었다.
"같은 v12인데 미국은 되고 한국은 안 됐다면, 원인은 버전이 아니라 다른 것이겠군. 다른 요인이 막고 있는 거라면, v14 Lite를 배포받는다고 FSD가 사용 가능할거란 보장은 없지 않나?"
'안 되던 진짜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버전만 올려봐야 소용없으니까.
이게 2~3주 전 내 생각이었다.
그리고 어제, 테슬라코리아가 미국산 HW3 차량을 대상으로 v14 Lite 배포를 공식화했다.
사람들은 "이제 진짜 다 왔다, 존버는 승리한다"며 기뻐했다.
이번에도 나는 지난 번과 같은 의문을 떠올렸다.
배포는 배포고, 안 되던 진짜 이유가 풀려야 쓰는 거 아닌가?
그렇게 의문을 되뇌이다가, 문득 두 가지가 떠올랐다.
첫째. 한국 HW3에 v14 Lite가 깔린다고 해서, 그 직전 버전 v12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나? (FSD가 아니라 오토파일럿이 깔려 있었을 수도 있음)
둘째. 설령 직전 버전 v12가 설치되어있었다 해도, 그게 '한국 패치'가 안 된 v12였다면? 그럼 한국에서 못 쓴 건 너무 당연하다. (이건 이번 배포 공지에서, 지역 배포 요건 중 하나로 '현지 맞춤 대응'이 언급되어 있는 걸 보고 떠올림)
이 두 가지는 내 원래 의문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쪽이 사실이든, 이것들로 인해
'(버전이 아닌) 안되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라는 의심은 무효가 되었다.
이번에 배포되는 v14Lite는 한국 HW3에 처음 깔리는 '한국 패치된 FSD 버전'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한국 패치된 v14 Lite가 배포되면 FSD를 못누릴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HW4는 인증을 받았고, HW3는 못받을 수도 있지 않냐"는 반론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이건 국가가 차종별로 인증을 내주는 방식이 아니라, 테슬라가 스스로 하는 자기인증이다.
자인증이라면 HW3만 따로 인증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성능이 딸려서 HW3는 인증을 안 할 수도 있잖아"라는 이유를 들이밀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하지만 그럴 거였다면, "배포합니다"라는 공지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못 쓸 걸 뻔히 알면서 기대감만 잔뜩 심어줄 이유가 없으니까.
정리하면,
2~3주 전 내 의문은 "한국 HW3에 멀쩡한 v12가 깔려 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었다.
나는 그걸 확인도 없이 사실처럼 깔고 들어갔다.
그 전제가 흔들리자, "버전 아닌 다른 이유가 있겠지" 라는 의문도 함께 흔들렸다.
지금 다시 보면, 한국이 못 누렸던 것은, 단지 '쓸 수 있는 버전이 없어서'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v14 Lite 배포 공지가 뜬 이젠, 못 쓸 이유는 없다. 남은 건 실제로 되는지 확인하는 것뿐이다.
기대된다.